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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생체 리듬은 수만 년에 걸쳐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도록 진화해왔다. 그러나 컴퓨터 시대에는 밤낮이 바뀐 생활, 음주, 질환, 강한 조명, 약물, 자율신경 부조화 등으로 인해 편히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불면증은 원하는 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 잘 시간이 넉넉함에도 불구하고 잠들지 못하는 경우, 수면 중 자주 깨는 경우, 이른 새벽에 깨는 사례 등이 포함된다. 불면증은 기와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두뇌의 압력으로 근심걱정, 흉부의 압력으로 가슴 답답, 복부의 압력으로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낮 시간의 졸음, 무력감, 집중력 저하, 현기증, 건망증, 발열, 식은땀, 의욕상실 등과 함께 입냄새도 유발된다. 노화 등 다양한 불면증의 원인은 크게 심리적, 육체적 문제로 나눌 수 있다. 심리문제는 극심한 스트레스, 육체적 문제는 장부의 기능 약화다. 또 둘은 서로 악영향을 미치며 불면증을 만성화시킨다. 잠 못 이루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면 리듬이 더 악화되고, 걱정 많은 사람이 잠을 잘못 자면 수면 습관이 더 흐트러진다. 불면증은 장기간 계속되기에 우울증 병행 가능성이 높다. 불면증 환자의 15% 내외가 우울증세를 갖고 있고, 우울증인 사람 90% 전후에서 수면장애가 관찰된다. 우울증도 입냄새 유발 요인이 된다. 특히 심장 기능이 약하면 입냄새를 일으키는 우울, 불안, 초조, 불면에 쉽게 노출된다. 불면증, 우울증, 입냄새는 다른 질환이지만 같이 치료할 때 효과가 좋은 이유다. 동의보감에서는 불면증을 음기가 부족한 허번불수(虛煩不睡), 간의 기능이 약해 마음이 들뜬 혼리불수(魂離不睡), 생각이 많은 사결불수(思結不睡)로 이해한다. 이 세 가지는 모두 구취의 요인이다. 기가 약하면 입 마름이 발생해 침이 마른다. 입안 건조는 입냄새의 직격탄이 된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역겨운 냄새가 날 수 있고, 생각이 많으면 적은 타액 분비와 소화불량으로 구취에 취약해진다. 불면증과 입냄새 치료는 전체신체 리듬의 정상화를 꾀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자율신경 이상을 부르는 오장육부의 한열(寒熱)과 허실(虛實), 혈액의 흐름을 바로 잡는 것이다. 위와 폐의 열을 완화시키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추구하는 전신적 치료를 한다. 또 불면증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몸의 자정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간과 심장 기능 강화 처방도 한다. 처방 약재는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신사묘향산, 영지고, 산조인탕, 독활탕, 진주모환 고정향 등이 많이 쓰인다. (혜은당클린힌의원장)
이승규 기자 press336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