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김대복] 입 냄새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나고, 아픈 사람에게서도 풍긴다. 구취와 연관된 특별한 질환이 없음에도 입 냄새가 나는 것은 입 안에 존재하는 세균 때문이다.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 등의 부패 작용에 관여하면서 황화산화물을 발생시킨다. 타액이 부족하면 입안이 마르고, 세균 증식 작용이 활발하다. 아침에 구취가 심한 이유는 수면 중의 타액 분비 감소와 연관 있다.
따라서 누구나 입 냄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에 일부 사람은 “혹시, 입 냄새가 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대개 성격적으로 민감하고, 주위를 의식하는 유형에서 곧잘 보인다. 또 면접이나 영업 등에서 좋은 인상을 유지해야 하는 사람도 구취를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구강질환, 호흡기질환, 소화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외출 전에 칫솔질을 하고, 향수를 뿌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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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취 불안이 있다면 구취 검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입냄새 여부는 관능검사(sensory test), 자율신경 균형검사, 편도 내시경 검사, 구취측정기 검사, 설태 검사, 자가진단 등으로 알 수 있다. 관능, 자율신경 균형, 내시경, 설태 검사는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황화합물 농도를 확인하는 구취측정기 검사는 기계가 있어야 한다.
간단한 자가진단으로는 종이컵에 자신의 숨을 불어 넣어 냄새 여부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가급적이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깨끗한 종이컵에 숨을 내 쉰 뒤 맡아본다. 인간은 약 1,000개의 후각 수용체로 2,000~4,000가지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 종이컵에 담긴 입안 공기로도 구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독특하고 역겨운 냄새로 이맛살이 찌푸려지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구취 가능성이 높다. 반면 냄새가 미미하다면 구취를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사람에게 나는 생리적 구취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이 속 냄새의 실체 구분은 어렵다. 자연환경 속의 냄새는 수만 가지가 넘는다.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마다 변화도 크다. 또 냄새는 경험 학습이다. 사람이 숨을 쉬면 특정 대상에서 나오는 휘발성 물질도 흡입된다. 코 안 점막 후각상피세포의 수용체는 냄새 정보신호를 두뇌로 전달한다. 정보를 받은 두뇌는 예전의 비슷한 기억을 인지해 냄새 요인을 인식하게 된다. 인간은 자연의 수만 개 냄새에 대한 정보를 다 학습하지는 못한다. 또 특정 냄새에 익숙하면 다른 냄새를 맡기 어렵다. 후각 기능이 많이 약화된 인간은 입 안 냄새의 원인까지는 알기가 어렵다.
또 많이 활용되는 방법은 타액 유추법이다. 입으로 손 등을 한 번 핥아서 침을 묻힌다. 3초가 지난 후 냄새를 맡는다. 침이 마르기 전에 냄새를 맡는 게 핵심이다. 또 면봉으로 혀를 긁은 뒤 냄새를 맡으면 구취 여부를 짐작할 수 있다. 충치로 인한 입 냄새는 치실 활용법도 유용하다. 치실을 치아 사이에 낀 후 5초가 지난 뒤 빼서 냄새를 맡는다. 또는 손가락으로 잇몸을 문지른 뒤 냄새를 맡는다.
자가진단으로 입냄새를 확인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구취는 정확한 원인을 알고, 적합한 맞춤처방을 받으면 빠르면 1개월, 늦어도 3개월이면 대부분 치료가 된다. 질환을 치료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재발 위험도 극히 낮다.
김대복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